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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그알’, ‘꼬꼬무’가 최애인 당신에게 : 권유리, ‘침범’으로 태어나다

입력 : 2025-03-11 14:14:13 수정 : 2025-03-11 14: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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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는 무게가 있다. 사건의 진실을 좇고, 인물의 심리를 파고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를 부르는 분위기. 만약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꼬꼬무)를 즐겨 본다면, 영화 ‘침범’(김여정, 이정찬 감독)은 분명 티켓값을 하는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권유리가 있다.

 

작품은 상대의 고통을 즐기는 딸 김소현(기소유)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싱글맘 이영은(곽선영)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김민(권유리)이 박해영(이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렸다.

 

침범은 사이코패스, 즉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소재로 했다. 엄마를 칼로 그어놓고 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있는 아이 소현. 아빠는 딸이 두려워 도망갔다. 엄마 영은도 실은 딸이 무섭다. 키우던 강아지는 물론이고 또래 아이들, 자신에게까지 악마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특수 청소 업체에서 일하는 민과 그의 일상에 끼어든 해영. 관객은 두 사람 중 누가 어린 소현의 미래일지 추측하게 된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또 사이코패스까지 품을 수 있어야 모성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영화는 관객에게 여러 질문을 던진다.

 

서서히 조여오는 불안감과 심리적 긴장감으로 관객을 압박하는 영화다. 불확실한 진실,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끝까지 의심하게 한다. 마치 그알과 꼬꼬무가 던지는 질문처럼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뒤바뀌는 순간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는 서스펜스의 묘미가 살아 있다. 그 긴장감의 중심에, 김민이 있다.

 

포스터만 봐도 권유리를 찾기 힘들다. 소녀시대 당시의 활동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김민은 쉽게 읽히지 않는 캐릭터다. 겉으로는 냉소적이고 조용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숨겨진 감정과 사연이 쌓여 있다. 권유리는 이를 억지로 드러내지 않고, 미세한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해낸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연기로 등장하는 순간마다 화면의 분위기가 묘하게 바뀐다.

 

특히 클라이맥스, 액션신의 감정 변화는 ‘배우 권유리’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흔히 보아온 합과 합이 이어지는 액션신이 아니다. 여성 배우 둘이 난장을 벌이는, 그야말로 ‘힘과 힘’이 맞부딪히는 진짜 액션이 펼쳐진다.

 

침범은 보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 영화다. 스릴러지만 단순히 긴장감만 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계속해서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 보게 한다. 장면의 의미와 인물의 대사 속 의미를 유추하는 재미가 있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특히 권유리는 스타의 이미지를 넘어,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차기작이 더 궁금해지는 배우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영화 ‘침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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