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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초대전 '온전한 귀환_역설의 창' 19까지 아리안갤러리에서 열려

입력 : 2025-12-04 14:55:50 수정 : 2025-12-04 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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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초대전 〈온전한 귀환_역설의 창〉

 

2025년, 회화는 다시 한 번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호출한다. 서유정 작가의 24번째 개인전 〈온전한 귀환_역설의 창〉은 기억의 바깥으로 밀려난 편린과 사회적 침묵의 지층을 회화로 복원하며, ‘귀환’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서사로 확장한다. 그러나 이 귀환은 단순한 회귀가 아니다. 돌아오는 것들은 늘 변형된 시간 속에서 재조립된 이미지로 나타난다. 작가는 그 변형의 순간을 포착하며, 사라진 것들의 흔적을 다시 그림으로 써 내려간다.

치밀한탕진,새벽마다녹색장갑을벗는다, 2025, Acrylic on panel, 130.5x89.3cm
말없이움직이는소런스러움, 2025, Acrylic on panel, 130.5x89.3cm

기억의 틈에서 시작되는 회화, 그리고 귀환

 

서유정의 회화는 언제나 결핍과 부재에서 출발한다.

말해지지 않은 것, 지워진 것, 의도적으로 잊힌 것들-그 틈에서 작업은 시작된다. 작가에게 ‘귀환’은 과거의 복고가 아니라 잃어버린 것으로부터 되돌아오는 자취, 즉 기억의 그림자를 다시 불러오는 행위다. 이 과정에서 회화는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감정의 복원·기억의 복원·진실의 복원이라는 본질적 질문을 소환한다.

 

‘역설의 창’ 위에 구축된 서사

 

작가는 말한다. “진실은 종종 완벽하게 구축된 허구 속에 깃들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회화는 바로 그 역설적 진실을 드러내는 창이 된다. 사회적 침묵이 만들어낸 균열의 층위를 더듬으며, 작가는 보이지 않는 구조와 은폐된 환영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해체한다. 이러한 변형과 틈새에서 오히려 진실은 더욱 도드라진다.

이미지는 해체되고, 뒤섞이고, 다시 봉합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한 자서전적 모티프들을 호출하지만, 그것들은 어느 순간 집단적 기억과 사회적 상흔의 층위와 맞닿는다. 회화는 그 접점을 조명하는 반사면이다.

7요일의환각무대, 2025, Archival pigment print (printmaking), 95x63cm
자비로운유영, 2025, Archival pigment print (printmaking), 101x63cm

유령처럼 떠도는 파편들의 복원

 

서유정의 화면 속 이미지와 색은 결코 정돈되거나 완결되지 않는다.

그것들은 불분명한 유령의 형상, 지워진 얼굴, 손상된 기록과도 같다. 작가는 이 파편들을 화면 위로 끌어올리고, 색과 질감으로 봉합한다. 특정 색은 감정의 압축된 기호가 되고, 거친 질감은 기억의 농도를 시각화하며, 균열은 오히려 새로운 서사의 시작점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복원은 완성되지 않는다. 언제나 틈이 남고, 그 틈에서 다시 새로운 이미지가 태어난다. 작가는 이 미완의 상태를 ‘진실이 머무는 자리’로 받아들인다.

작가는 개인과 집단, 기억과 망각, 허구와 진실 사이의 긴장을 회화적 층위로 끌어올리며, 관람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기억 속 ‘지워진 파편’을 다시 탐색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이미지의 나열이 아닌 기억의 구조를 재배열하는 회화적 아카이브로서 자리매김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예술은 결핍에서 출발해 새로운 귀환의 가능성을 연다.

본 사업은 2025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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