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갔어요!’
퍼팅 라인을 따라 힘있게 굴러간 볼이 매끄럽게 홀컵으로 빨려들어간다. 이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옥태훈(금강주택)이 주먹을 불끈 쥔다. 다시 단독 선두. 옥태훈은 “제발 들어가라, 제발 들어가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옥태훈은 10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파71·7120야드)에서 열린 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9점을 획득했다. 지난 8일 1라운드에서 노보기 플레이에 버디만 8개를 낚아채머 16점을 얻었던 옥태훈은 이날 획득한 9점을 더해 총 25점으로 단독 1위를 지켰다. 이어 2위 배용준이 22점, 3위 이태희가 21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이번 대회는 KPGA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각 홀 기록에 따라 점수가 주어진다. 앨버트로스는 8점, 이글은 5점, 버디는 2점이다. 파는 0점이다. 반대로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모두 -3점이 배점된다.
사실 전체적인 경기력만 두고 본다면 1라운드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2라운드 점수만으로는 이날 공동 14위에 해당할 만큼 아쉬움이 컸다. 물론 날씨의 영향이 컸다. 지난 9일 제주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둘째날 일정이 아예 취소되면서 축소 운영이 결정됐다. 이에 세째날인 이날 2라운드가 펼쳐진 것이다.
옥태훈은 “어제 비가 많이 내려서 그린이 느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퍼트 라이를 보기가 어려웠다”며 “원래 공격적으로 샷을 하고, 대회 특성상 버디를 많이 해야 하지만 오늘은 안정적으로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플레이에 임했다. 덕분에 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14번홀(파5)였다. 티샷으로 289m를 보내 페어웨이에 볼을 안착시켰다. 홀까지 197m가 남은 가운데 혹태훈은 아이언을 잡고 힘차게 세컨드샷 스윙을 했다. 타구가 홀컵 방향에서 살짝 왼쪽으로 휘었지만, 그린 주변 러프에 두 번 튕긴 뒤 그대로 그린으로 굴러들어왔다. 홀컵까지 거리는 3.8m. 옥태훈은 깔끔하게 퍼트까지 마무리하며 이글을 기록, 단숨에 5점을 획득했다. 14번홀 전까지 20점으로 2위를 달리던 옥태훈은 완벽한 이글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옥태훈은 활짝 웃으며 “사실 이글을 하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바람도 불고, 전날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그린 주변에 붙인 뒤 버디를 노리는 전략으로 세컨드샷을 했다”며 “이글이 무조건 나오는 골프장은 없다. 운이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옥태훈은 “제주도가 원래 바람이 많이 돈다. 날씨 영향으로 마지막 날까지 바람이 많이 불 것 같다”며 “대회 방식상 버디를 많이 쳐야하지만, 전략적으로 플레이를 해야할 것 같다. 공격적인 것보다는 홀에 따라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37포인트 정도 획득해야 할 것 같다. 12점을 추가해야 한다”면서도 ““우승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침착하게 플레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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